Weather Of Yesterday - 郑吉镐
2010년 11월 27일
오늘의 날씨 구름 조금
곧 스물이 된다는 것에 대한
부푼 기대감 조금
뭐든 할 수 있고 될 수 있는
나를 가두는 고문
하지만 이제 어른이 되면
내가 있을 곳은
분명 엄청난 곳에 대단한 놈이
되어 있을 거라 했던 오해
주위 친구들과 비교해 보면
나란 놈은 완전히 도태
창작 예술가의 고뇌
그럴싸하게 포장한 속내
수많은 밤 술에 취해
누군가에게 했던 고백
용기를 가져 또 끈기로 달려
음악으로 돈을 벌기엔
네 재능이 달려
음악은 취미로 하렴 아
주기로 한 track 은 너나 가져
현실을 마주하기 싫어
되돌아가기엔 너무 길어
잠에 들지 않길 빌며 마셔댄
커피 탓에 어지러
문득 정신을 차리니
늦은 오후 난 책상 앞에
어제의 나를 대변하듯
재떨이에는 수북한 담배
깜빡거리는 모니터 속
하얀 메모장 안엔 아무 것도
없어 입가에 맴도는
욕지거리 밖에
자괴감으로 일그러진
거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보면
나만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듯
우연히 발견한 노트 속 나는
그때도 똑같았구나
몇 년 전 며칠 전 어제의
나와도 닮았구나
바뀔 거라 믿었던 나는
아직도 주저하고
불안함에 쉽게 무너져
누군가에게 가치를 구걸하고
다시 밤을 새 어제의 내가
다시 오늘일 수 있게
넌 상관 없었겠지만
내일의 나도 계속 갈 수 있게
매일의 내가 훗날 뒤돌아보면
하나의 작품 그렇기에
견뎌낼 수 있을 거야 지금의 아픔
관심 가져주지 않아도 괜찮아
항상 그랬듯
2015년 11월 26일
어제의 날씨 구름 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