慾 - Mailo&Jisim
내 기상시간은 오후에 맞닿아있지
노련한 타자처럼
어김없이 아침을 걸러내
Where's my food at?
아들의 퀭한 눈에
엄마는 물었어
'내 배 아파 난 외동아
나 뭐 입지?'
요즘 따라 멋 내고 친구 사귀는
재미를 찾은 엄마는
여전히 아름다운 싱글,
세 명의 남매를 품던 배는
상처만 남았지만
She don't give a fuck
쿨한 건 인정
한 달을 5만원으로 버텼던 이전
생활에서 배운 건 여전히
'Fuck u pay me'
누구를 닮아서 고집이 황소를 이겨
내 엄마의 엄마를 보면 알겠지,
My super ladies
Ma big mama's said
"U r mamas big problem"
Ma big mama's said
"U r big as 도쿄타워"
한 공기만 더 먹고 가렴
그럼 못 빼
꼬깃한 만원을 꺼내던 몸 빼
할머니에겐 늘 상 "Little bear"
검은색 비닐 옆엔
끼닌 거르지 말라며
적은 메모 틀린 몇 개의
맞춤법, 전국노래자랑
2003년 대구 편에
송해 오빤 영원한 그녀의 I DOL
Numbers can lie,
열 살은 어려 보이는 미장원에
곱슬머리는 매력 포인트
누구의 마눌 혹은 엄마는 싫어
여든 살에 '금복녀'씨는 여전히 이뻐
밥은 먹고 다니야
군대는 안 가면 안돼냐아
기죽지 말고 당당히 걸어 다녀야 해
내 새끼
오늘은 일찍 들어오면 안되니
밥은 꼭 챙겨먹고 다녀야 해
오늘도 욕봤다
오늘도 욕봤다 욕봤어
이른 아침의 엄마의 밥 차리는 소리
못 듣고 기상한지가 얼마만큼인지
생각도 안 나 양치하고
식탁에 메모 한 장
을 바라 본 담 무심하게 물 한 모금
들이키고 내 할 일에 대해
생각하기 바빴지
지난 2년간 나름대로
바삐 지낸다며 눈 뜨고
엄마 아빠 얼굴을 본 지가
일주일이 되어가
냉장고에 고기 재워놨으니
먹고 나가거라
다 큰 아이에게
언제까지 맘 쓰는 부모님일지
당신의 꿈이자 희망이란 걸
충분히 알 나이
당신의 친구 딸과 아들이
충분히 자리 잡을 때
잡을 수 있는게
당신의 손 밖에 없었네
그래도 내겐
우리 아들이면 충분해
우리 아들 욕봤다
밥은 먹고 다니냐
군대는 안 가면 안돼냐아
기죽지 말고
당당히 걸어 다녀야 해 내 새끼
오늘은 일찍 들어오면 안되니
밥은 꼭 챙겨먹고 다녀야 해
오늘도 욕봤다
오늘도 욕봤다 욕봤어
항상 욕 본다며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네는 가족과
나의 사회적 위치 사이에서
하루를 넘기는 갈등은
무거운 공기로 날 감싸고 짓눌러
당장 할 수 있는게
이것밖에 없지만
언젠간 효도해야지 하며
기울이는 마지막 술잔
올라온 취기 사이로
스스로 위로를 건네
새끼야, 오늘도 욕봤다
밥은 먹고 다니냐
군대는 안가면 안돼냐아
기죽지 말고
당당히 걸어 다녀야 해 내 새끼
오늘은 일찍 들어오면 안되니
밥은 꼭 챙겨먹고 다녀야 해
오늘도 욕봤다
오늘도 욕봤다 욕봤어